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호순에게 지난 8일 사형이 구형이 되어 사형제 존폐 논란이 또 불거지고 있습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한승헌 검사는 이날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강호순에게 '살인 및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죄 등을 적용해 사형을 구형했으며 한 검사는 "피고인은 부녀자 10명을 참혹하게 살해하고도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범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사형을 구형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저는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사형제는 필요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몇권의 책과 한편의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사형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첫번째로 사형제와 범죄억제력의 무관함입니다. 과거의 저를 비롯한 많은 사형제 지지자들은 아이가 혼날 것이 무서워 나쁜짓을 못하는 것과 같이 사형제의 존재 자체가 강력범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결과는 사형제와 범죄억제력이 무관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사형제가 없는 주의 범죄율이 오히려 사형제가 있는 주의 범죄율보다 낮기도 합니다.
두번째로 사법기관에 공정성에 대한 신뢰도 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우리의 사법기관을 신뢰합니까? 최근 조사결과 대다수 국민들이 우리의 사법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불과 십수년 전에 정치적인 이유로 사법살인이 자행되던 나라입니다.
세번째로 사법기관의 오류에 대한 우려입니다. 사법기관도 결국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며 따라서 당연히 실수가 발생할 수도 있겠지요. 사법제도가 가장 발달했다는 미국에서 조차 연간 수십명의 사람들이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무죄임이 밝혀졌고,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 사형당한 사람들이 무죄로 밝혀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네번째로 사형은 결국 또 다른 살인입니다. 이유야 어쨌건 어째튼 사형은 사람을 죽이는 행위입니다. 집행관은 본인의 의지나 신념과 무관하게 사형을 집행해야 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형 집행관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같은 정실 질환이나 죄책감으로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호순 사건과 같이 매스컴을 많이 탄 사건의 경우 자칫하다가는 포퓰리즘에 의한 재판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입니다. 실제로 티워와 같은 온라인 토론 커뮤니티에서의 사형제 논쟁을 보면 논리에 의한 주장보다는 감정적인 주장들이 대다수 입니다. "그냥 나쁜놈이니까 죽이자"는 식이죠.
물론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전혀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법은 감정적으로 해석되거나 집행되서는 결코 안됩니다.
저는 강호순의 범죄를 결코 두둔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죽일놈이라는 것에는 당연히 동의합니다.
그러나 얼마전에 전국의 형사법 전공교수 132명이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일을 떠올려봅시다. 그들이 강호순의 범죄를 두둔해서 그랬을까요?
정보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우리는 인본주의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강호순은 정말 나쁜놈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를 죽여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피해자 유족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이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trackback from: 이중잣대 - 법
답글삭제왜일까... 왜 하필이면 댓글로 인하여 마음이 약하신 사람들께서 이를 댓글에 이겨내지 못하여 자살을 하시는 걸까... 오늘 어떤 인터넷 기사를 보니까 약 4년전 어떤 한 A남자의 여자친구께서 인터넷 댓글로 인해 자살하셨다고 했다. 그러한 것이 기사화되어 댓글에서 자살하신 여자친구의 실명이 공개되어 A남자는 명예훼손죄로 법원에 고소했다고 나왔었다. 대법원의 판결은 포털사이트쪽 책임을 물었다. 명예훼손으로 해당하는 댓글이 있다면 임의로 삭제하라는 판결...
오늘 이 블로그에 첫 댓글을 올릴까 합니다.
답글삭제사형제도에 찬성하시는 사람들은 사형제도에 반대하시는 사람들에게 필히 물어보는 말이 있습니다. 당신의 가족 1명이 살해당해도 그런 사람에게 용서를 할 수 있느냐라고 반박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저는 그 사람을 사형했다고 해서 나에게 돌아올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의문만 듭니다... 단지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데 말입니다...
@kofchi - 2009/04/17 13:20
답글삭제동의합니다.
사형이 능사가 아닙니다.
사형이 능사가 아니라면 사형보다 더 괴로운 처벌을 만들어야하지 않을까요?
답글삭제감옥에 가둬두는게 가장 괴로운 처벌인가요? 안타까운 생명 여럿이 처참하게 죽었습니다.
반대로 그런자를 살려둬서 얻는건 또 뭔가요?
trackback from: [생각] 강호순 사형선고, 이젠 '사형제 존폐'에 대한 결정도 필요할 때
답글삭제포털사이트 네이버 검색창에서 '강호순 사형' 검색시 나오는 뉴스검색 결과화면 캡처
(캡처출처-네이버, ⓒNHN)
22일 연쇄살인범 강호순에게 1심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지난 8일 강호순의 사형구형을 두고 사형제 존폐 논란이관심이 됐는데, 이번 사형선고로 인해 사형제 존폐여부를넘어 집행이 될지, 안될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도 동의합니다.
답글삭제강호순은 미국(미합중국) 연쇄살인마 테드번디형 악마예요.
강호순은 당장 교수형 집행 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살인기계 유영철 서울 서남부 목요일밤 살인광 정남규 그리고 안양사건 정성현 등
부산 강도 살인사건 정두영도 교수형에 집행 해주세요.